의료진 칼럼

원장님들이 직접 전하는 아이 성장에 필요한 한의학 정보를 안내해드립니다.

아이의 키는 유전적, 후천적 영향 어느 것에 더 영향을 받나요?

“현준이네는 엄마 아빠가 다 큰데 무슨 걱정이야~
우리 집이야말로 엄마 아빠가 다 작아서 문제지.
한약을 먹어야할지 주사를 맞혀야할지
애가 할 것도 많은데 키까지 신경써야하네”

요즘 시대는 외모가 큰 경쟁력입니다.
그 중에서도 키는 매우 중요한 외모의 요소입니다.
특히나 인생의 배우자를 선택함에 있어서 상대방의 키는 재산, 학력 등과 비슷한 고려대상이 됩니다. 최근에는 키작은 남자들을 ‘루저’로 표현한 것이 사회적인 이슈가 된 적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아이를 기르는 부모님들은 아이의 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다행히 엄마 아빠의 키가 큰 집은 아이도 클 것이라는 기대를 하게 되고 엄마나 아빠의 키가 작은 집은 혹시 아이의 키가 작을까봐 걱정하는 경우를 많이 봅니다.
특히 이런 걱정이 많으신 부모님은 아이를 데리고 한의원으로 병원으로 다니면서 유전적인 한계를 극복하고자 열심히 노력을 하고 계시는 것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저희 한의원에 오셔서 “애가 엄마 아빠 닮아서 키가 안 크는 것 같아요”하고
말씀하시는 부모님의 눈에는 미안함이 가득 들어있습니다. 그러면서 하시는 말씀이 “선생님 키는 선천적 영향이 더 큰가요 후천적 영향이 더 큰가요?”라고 듣고 싶은 대답을 해주길 원하시는 질문을 하시곤 합니다.

의학적으로 성인키 예측 공식이라는 것(MPH (Midparental height) 방식)이 있습니다.


남자 : (아빠 키 + 엄마 키) / 2 + 6.5 (cm)
여자 : (아빠 키 + 엄마 키) / 2 – 6.5 (cm)
 


가령 아빠의 키가 173cm이고 엄마의 키가 162cm인 A 남자애의 성인 예측키는 174cm가 됩니다. 아빠의 키가 180cm이고 엄마의 키가 165cm인 집안의 B 남자아이는 성인 예측키가 179cm가 됩니다.
즉 “콩심은데 콩나고 팥심은데 팥난다”라는 속담처럼 태어날 때부터 아빠와 엄마의 유전적 영향으로 인하여 아이의 성인의 예측키는 정해진다는 말이 됩니다.

그러나 사실 이 공식의 중요한 부분이 있습니다. 실지로 이 공식의 뒤에는 ±5 (cm)가 붙어있습니다. 즉 A의 성인 예측키는 169 ~ 179cm이며 B의 예측키는 174 ~ 184cm로 예측하는 것이 더 정확합니다.

결국 이 공식에서도 후천적인 영향에 의한 변화를 10cm정도로 보고 있다는 것입니다.
아이의 키가 1~2cm가 아쉬운 상황에서 10cm의 변동은 어마어마한 차이를 나타냅니다.
A의 예측키에서 169cm와 179cm의 느낌의 차이는 하늘과 땅 차이라고 느끼실 것입니다. A의 엄마 아빠의 키가 B의 부모보다 작지만 A가 영양, 수면, 운동 등 후천적인 노력을 열심히 하고 반면에 B는 엄마 아빠의 키만 믿고 후천적 노력이 부족하다면 어른이 되어서의 최종 키는 A가 B보다 더 클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서 과연 아이의 키는 유전적인 것에 더 영향을 받을까요 후천적인 것에 더 영향을 받을까요?
일본의 가와하다 아이요시 박사는 유전적 영향을 23%, 후천적 영향을 77%라고 보고 있습니다.
77%의 후천적인 노력에는 영양, 운동, 생활환경의 영향을 중요시했는데 특히나 영양은 31%로 유전적 영향보다도 높게 보고 있습니다.

실지로 우리나라의 경우 급격한 경제성장을 이루면서 영양상태가 좋아지고 서구화된 식단 즉 단백질이 풍부한 식단으로 바뀌어가면서 세대별 평균키가 빠르게 커지고 있습니다. 2016년 영국 임페리얼칼리지 공중보건학 연구팀은 전 세계 200개 국가 남녀의 평균 신장을 1914년부터 2014년까지 분석한 결과, 한국 여성의 키가 20.1㎝ 커져 증가치로 세계 1위, 한국 남성은 15.1cm로 세계 3위를 기록했다고 밝힌 연구에서도 신장에 대한 영양의 중요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같은 부모 아래 형제 자매들도 키가 다르듯이 같은 민족인 북한의 청소년들과는 평균 신장에서 큰 차이를 보이고 있는 것은 후천적 영향의 중요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물론 유전적인 영향을 후천적 영향보다 더 높게 보는 견해도 있습니다.
하지만 유전적인 영향을 완전히 무시할 수 없듯이 후천적 영향을 완전히 무시하는 의학적인 견해는 없습니다.
주변에서도 성장환경에 따라서 유전적인 좋은 조건에도 불구하고 키가 작은 사례와 유전적으로 불리한 조건임에도 이를 극복한 사례를 손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결국 우리 자녀의 키는 완전한 성인이 될 때까지는 성장에 필요한 충분한 노력을 해주셔야 합니다.
즉, 우리 아이의 키는 “끝날 때까지는 끝난 것이 아닙니다.”